본문 바로가기
감성을 이야기하는 시간

집 없는 천사

by 유감독 2023. 8. 7.
반응형

집 없는 천사


집없는 천사
우리동네 노인회관에서
살고계신 할머니를 두고
동네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그 할머니는
노인회관에 사시면서
관리를 책임지는 몫으로
생활비를 조금 받으세요

아침에는 근처 공사장에
나가서 막노동을 하시고,
저녁이 되면
공사장에서 나온 고철과
전선을 잔뜩 주워오시고는
회관에서 전선 피복을 벗기시죠

그리고 틈틈이 동네를 다니시며
종이박스와 신문,
빈병을 수거하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그 할머니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아침저녁으로 힘들게 돈을 버시는데
함부로 배불리 드시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추운날
홑겹의 얇은 옷만 입고 다니시는게
사실 좀 이해가 안됐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할머니는 본인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계셨습니다




매일 저녁
전선 피복을 벗긴걸 팔아
양로원, 고아원에 가시고

당신은 입에 풀칠만 하면 된다고
사람이 베풀며 살아야 한다고
말없이
온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할머니

할머니는 오늘도 공사장에서
고철을 주워오겠죠?

내일 퇴근길에는
조용히
천사의 손수레를
밀어드려야 겠습니다



반응형

'감성을 이야기하는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왔던 오늘  (0) 2023.08.19
들키고 싶지 않은 콤플렉스  (2) 2023.08.09
소박한 꿈들을 이뤄가는 성취감  (2) 2023.08.04
잃어버린 물건  (2) 2023.08.02
걸리적 거리는 신발 속 모래  (0)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