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70

황혼의 사랑 황혼의 사랑 아침에 아내와 다투고 나온 게영~ 불편해서 맨 정신으로집에 들어가기가 좀 그렇더군요.   그런데, 그날따라 술 한잔 하지 않은 친구도 없고,어디 특별히 갈 곳도, 누굴 만날 사람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고 있었죠.  버스에서 내려 터벅터벅골목길을 걷고 있는데제 앞에서 한 할아버지 한 분이 오고 계시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뒤를 돌아어디론가 손을 들어 흔드시며소리치셨습니다.   밥 꼭 챙겨 먹으라고,다른 거 말고 꼭 밥이어야 한다고도대체 누구한테 하시는 소린가?할아버지가 손을 흔드는 방향을 따라 그곳을 봤죠.   그랬더니 장독대 위에 서 계신한 할머니가 보였습니다.함께 손을 흔드시면서 말이죠.  걱정 마시오당신이나 잘 다녀와요경비 서다가 졸지 말고봐서 야참 들고 갈게요.   순간 그.. 2024. 5. 5.
집 지키는 아이 집 지키는 아이 저녁이 되면아무도 없는 집에서세 살짜리 어린 동생과집을 지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기도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나이임에도 불구하고어린 동생이 겁을 먹을까 봐자기는 하나도 안 무서운 척하며의젓한 행동을 하곤 했었죠   그러다가도 불쑥 두려움을 느끼면티브이와 라디오를 모두 켜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시간은 밤이 되고돌아오실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오지 않는 아빠와 엄마를 기다리며아이는 동생과 함께 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어요   그때 열쇠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부모님이 돌아오셨죠하지만 엄마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라는엄마의 말을 듣지 않은 아이는눈물이 찔끔 나도록 혼이 나고말았습니다   사실, 엄마는 맞벌이를 하는 엄마와 아빠 .. 2024. 5. 1.
봄날같은 버스 봄날 같은 버스 엄마 심부름으로 할머니댁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가는 길이라서어디서 내려야 하는지버스기사 아저씨께 몇 번씩 여쭤봐야 했어요   근데도 아저씨는 한 번도 짜증 내지 않고웃는 얼굴로 친절하게다 알아서 내려줄 테니까걱정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였어요 근데 잠시 후,한 장면을 보고 조용히 아저씨를믿게 됐습니다. 정류장에서 무거운 상자를 들고타시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할머니가 그 짐을 힘겹게들고 타시려고 하자기사아저씨는 바로 버스에서 내리셨어요 그리고 할매 할매, 할매가 뭔 힘이 있다고이 무거운걸,아 얼른 타세요 그러면서 할머니의 짐을번쩍 들고 타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가슴 한편이 따뜻해져 옴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다음의 이야기는할.. 2024. 4. 29.
군인 아저씨 그리고 전우애 군인 아저씨 그리고 전우애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식당을 운영하는 우리 집 엄마를 도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군인 아저씨 한분이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가게로 들어왔죠 그러더니, 흰 죽 한 그릇을 팔 수 없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집은 죽은 안 판다고 했죠  그랬더니, 그럼 죄송한데 한 그릇 좀 끓여 주실 수 없나요? 제가 돈은 드릴게요 후임병이 훈련 나왔다가 감기에 걸려서 지금 아무것도못 먹고 있어요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왼쪽 가슴 앞주머니에서꼬깃하게 접혀있던 만 원짜리를꺼내놓는 거였어요 그때 방에서 군인 아저씨의사정 얘기를 다 들으신 엄마는말없이 주방으로 가시더니 흰 죽을 끊여 오셨고, 돈은 됐다며 그릇이나 챙겨다 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군.. 2024. 4. 27.
가장 아름다운 손 가장 아름다운 손 오후에 수업이 있어서느지막이 학교에 갔습니다 강의실로 가려는데청소를 하고 계신 한 아주머니가 보였죠   꽉 찬 화장실 쓰레기봉투를 두 개씩이나 거의 끌다시피 힘겹게 들고 나오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고순간 저희 어머니가 생각났어요 저희 어머니도 청소일을 하시거든요이 추운 날씨에 작업복 하나 입고,쓰레기를 치우고,찬물에 손을 담그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주머니께 다가가도와드리겠다고 했죠그런데 그다음에 이어질 아주머니 말씀이제 가슴을 메이게 했습니다. 괜찮아요 학생 집에서 부모님들이 대학 보내놨다고얼마나 자랑스러워할 텐데이런 더러운데 손대지 말아요   이런 건 내가 할 테니까 학생은 가서공부 열심히 해요이렇게 말씀하시는데우리 어머니가 이런 마음으로나를.. 2024. 4. 26.
따뜻한 출근길 따뜻한 출근길 여느 때보다 조금 늦은 출근길오늘따라 교통카드도 두고 나와서표를 사려고 동전을 꺼내고 있을 때 였습니다. 지하철 노선표만 보며난감해하고 있는 연세지긋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여쭤봤죠할머니 어디 가세요?그쪽 연락처 같은 거 없으세요?있으시면 좀 보여주세요.제가 가는 길 알려드릴게요.  그랬더니 보따리 속에서 주섬주섬쪽지하나를 꺼내주시더군요 꼬기꼬기 세 번 네 번 접혀있는연락처로 전 전화를 걸었어요여보세요?  저기요 할머니가 길을 못 찾으시는 것 같아서요. 거기가 어디죠? 예예 아! 예예 네 아 거기요? 전 전화를 끊고 모셔다 드리고 싶지만출근길이라 죄송하다고 할머니가 갈아타실 역을 적어드리고지하철 타는 것까지만 봐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지각 출근을 해서정신이 없다가 문득 아까.. 2024. 4. 26.
반응형